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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건강, 무너진 루틴과 경제까지. 삶의 리듬을 다시 잇는 실천적 회복 플랫폼 - 브릿지(Bridge)

  • 2025. 4. 15.

    by. 브릿지 디렉터

    목차

      식곤증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는 시간이 찾아온다.

      눈꺼풀은 천근만근, 정신은 멍하고 집중력은 바닥이다. 많은 사람이 이를 ‘식곤증’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반복되는 졸음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생체 리듬의 경고일 수 있다.

      식곤증은 단순히 ‘밥 먹고 나면 졸린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이 증상은 식사 시간대, 식단 구성, 체내 에너지 분배 방식, 그리고 뇌 활동의 리듬 변화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현대인처럼 점심 이후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 졸음이 생산성 저하와 직결된다.

      하지만 희소식도 있다. 

      최근 생체 리듬을 바탕으로 한 리듬 생리학에서는 식곤증의 원인을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참기’가 아니라, 루틴을 바꾸고 음식 선택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졸음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리듬 생리학
      쏟아지는 졸음 -식곤증

       

       

      식곤증의 생리학적 메커니즘

      혈당, 뇌 혈류, 인슐린

       

      식사를 하면 혈당이 오른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할 경우, 혈당은 빠르게 상승하고, 이에 따라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도움을 주지만, 동시에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뇌로 들어가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

      트립토판은 다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 전환되는데, 이 두 물질은 졸음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이다.

      또한, 식후에는 소화기관에 혈류가 집중된다. 

      이는 소화를 돕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상대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집중력 저하와 졸음을 유발한다. 

      결국 식곤증은 단순히 ‘밥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혈당-호르몬-뇌 혈류 삼중 작용의 결과인 셈이다.

      더욱이 점심 식사 시간대는 서카디언 리듬 상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떨어지는 시점과 겹친다. 

      리듬 생리학에서는 오후 1~3시 사이를 ‘자연스러운 다운 리듬 구간’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 과식이나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졸음이 배가된다.

       

       

      리듬 생리학이 말하는 식곤증의 진짜 원인

       

      리듬 생리학은 인간의 신체와 뇌가 일정한 생체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히, 식사 시점과 수면 리듬, 에너지 사용 우선순위는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하버드의 생체리듬 연구팀에 따르면, 식사 직후 졸음이 심하게 오는 사람일수록 리듬이 무너져 있거나, 식사와 수면 루틴이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폭식하거나, 과도한 당 섭취를 한 후 앉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는 것 등이 리듬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리듬도 식곤증에 영향을 미친다.

      부교감신경이 소화 활동을 강화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낮아지고, 이완과 졸음이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이것은 우리 몸이 식사 이후 ‘쉬는 모드’로 전환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즉, 식곤증은 단순히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하루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느냐와 직결된 생체 리듬 현상이다.

       

       

      식곤증 줄이는 루틴 재설계법

       

      다행히 식곤증은 루틴만 바꿔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첫째, 아침을 반드시 챙기고 점심을 가볍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을 걸렀다가 점심에 갑자기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졸음도 강하게 온다.

      둘째, 식사 후 10~15분 가벼운 산책이 큰 도움이 된다. 

      혈류 순환을 돕고 뇌로 가는 산소량이 늘어나며, 졸음과 집중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앉은 자세로 바로 일 시작하는 것보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셋째, 점심 식사는 단백질과 섬유질 위주로 구성하고, 정제된 탄수화물(흰밥, 면, 빵 등)은 적당히 제한한다. 

      대신 현미밥, 통밀빵, 채소와 두부, 생선 등으로 구성된 식사는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준다.

      또한 카페인 섭취는 점심 이후 2~3시간까지 제한하는 것이 좋다.

      너무 늦은 카페인은 오히려 오후 에너지 회복 리듬을 방해하고, 밤 수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졸음 줄이는 음식, 피해야 할 음식

       

      피해야 할 음식
      졸음 줄이는 음식 & 피해야 할 음식

       

      리듬 생리학적으로는 섭취 후 1~2시간 후의 상태까지 예측해서 식단을 설계해야 한다.

      즉, 지금 당장 배를 채우는 것보다, 오후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 분배 방식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곤증은 그저 배부른 뒤에 오는 졸음이 아니다.

      몸은 늘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고, 졸음은 그중 가장 일상적이고도 중요한 경고다.
      리듬 생리학은 이 졸음을 단순한 현상이 아닌 루틴의 문제로 풀어내고, 우리가 다시 일상 속 생체 리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도 점심 후 쏟아지는 졸음에 무기력하다면, 루틴과 식사법, 생체리듬을 다시 점검해 보자. 

      졸음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몸의 리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참고 자료
      하버드 의대 수면·리듬 연구팀 논문 요약.
      대한영양학회지 ‘식사 후 졸음 유발의 대사적 기전’
      생체리듬과 식생활, 2023 한국식품영양학회지.
      리듬 생리학 국내 강의 콘텐츠 일부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