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브릿지)

감정과 건강, 무너진 루틴과 경제까지. 삶의 리듬을 다시 잇는 실천적 회복 플랫폼 - 브릿지(Bridge)

  • 2025. 6. 13.

    by. 브릿지 디렉터

    목차

      분노조절이 어려운 아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를 마주했을 때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장난감을 집어 던지고 울부짖었습니다.

      이유는 아주 사소했습니다. 블록이 무너지자마자 마치 세상이 끝난 듯 분노를 터뜨렸죠. 처음엔 그냥 떼를 쓰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걱정이 생겼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 감정조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의 갑작스러운 감정 폭발 앞에서 혼란을 느끼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무력해집니다. 하지만 분노는 그저 억제해야 할 감정이 아닙니다. 아이가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죠.

       

      분노조절 아이
      분노조절 아이


      아이에게 분노는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아직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나 아동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말 대신 행동으로 드러냅니다. 화를 내고 울고,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사실 ‘나는 지금 너무 힘들어요!’라는 외침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를 부모가 단순히 ‘버릇없음’이나 ‘떼쓰기’로 해석하면, 아이는 더욱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화가 났구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라고 감정을 이해해주려는 태도가 아이에게는 큰 위안이 됩니다.

       


      분노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분노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은 종종 자신의 감정이 폭발할 때까지 그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감정은 물처럼 차오르는데,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어느 순간 ‘펑’ 하고 터지는 것이죠. 이런 반응은 특정한 성격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뇌 발달, 정서적 환경, 그리고 일상의 스트레스 요인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의 따돌림이나 동생과의 경쟁, 부모의 잦은 잔소리 등이 쌓이면 아이는 감정의 밸런스를 잃게 됩니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불안장애와 같은 기질적 특성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분노를 억제하려 들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일이 있어서 속상했구나.”, “그래서 화가 났던 거구나.” 이런 문장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아이가 평정심을 찾았을 때,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반복해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감정조절은 훈육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자체를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 심리상담이 큰 도움이 됩니다. 놀이치료나 미술치료를 통해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감정을 외부로 드러내고, 상담자는 이를 함께 해석하면서 감정에 이름을 붙여줍니다.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은 아이의 내면을 정돈하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가정에서는 작은 훈련을 일상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분노했을 때 종이에 그림으로 화난 기분을 그리게 하거나, 종이컵을 쌓았다가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분노를 안전하게 표현하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에 있었던 기분을 색깔이나 표정으로 나타내는 감정일기를 작성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도 함께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분노를 넘어서기 위해

       

      아이의 분노는 그저 참아야 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화를 낸다고 무조건 혼내기보다,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를 함께 탐색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분노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부모에게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이의 반복적인 분노에 지치고, 때로는 부모 자신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후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아이도, 부모도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고, 그 과정 속에서 함께 성장해간다는 믿음입니다.

       

      분노를 넘어서 아이와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순간, 그때 진짜 회복이 시작됩니다.